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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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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민석 (175.♡.230.114)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2,894회   작성일Date 24-05-28 08:48

    본문

    지난번 글에서
    인식 주체의 관점에서의 최종판결이 어떤 사유의 흐름을 보이는지 드러냈다. 그러나, 더 논의할게 남은 것 같다.

    그것을 하기전에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마치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라는 문장은 철저히 세상이라는 추상적 대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아닐까?하는 의문이 머리속에 맴도는 듯 하다.
     '세상'은 인간의 근본적 존재조건이다.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서 모든 생명체에게 적용되는 절대적 보편적 시•공간을 함의하거나 인간 개개인의 실존적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쓰여온 아주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표다. 이것에 대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부조리를 체험하고 이질성과 균열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 이것은 가히 모든 존재자에 대한 존재론적 우위에 해당한다.
    인간이라는 존재자의 특이성에 따르면 세상에 대한 문제의식은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지만, 그 일부분에 끊임없이 균열과 공허를 마주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 말 그대로 스스로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 어떤 질투와 분노를 느낀 인간들이 훗날 자연 자체가 되기위해 행하는 모든 활동이 문명의 원동력이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이러한 의미에서 세상에 대한 문제의식은 어떤 고전에서도 그리고 역사시대 이전의 고고학적 증거를 통해서도 발견된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서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라는 문장은 인간적 문제의식에 해당될 수 있을까? 이 것을 최초로 구사한 자에 한해서 그것이 가능할지 모른다. 의미 자체로만 보아도 변화를 감지하는 어떤 예리한 눈빛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것이 전해지고 전해져서 하나의 관용구가 될 정도로 진부해졌을 때는 이것이 담고있는 문제의식이라는 잠재력을 모두 잃어버리고 만다. 앞선 분석에 따르면 이것은 문제의식 자체를 은폐한다.
     
    이 아름다운 표현이 어떻게 해서 정반대의 기능에 종사한단 말인가? 다시 말해 어떻게 해서 '그들'에 맞춰 본래 의미가 곡해된 것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것일까?
    문제의식은 일종의 가치평가가 되었고 이 가치평가는 철저히 주입된 기준에 맞추는 가치평가가 된다. 가치는 변화한다. 좋음과 나쁨이 선과 악이 된 것처럼 건강한 자가 악인이되고 양심의 가책 병든 자들이 선인이 되는 것처럼!
    현재에 귀감이되는 가치는 먼 과거에 모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취급을 받는 가치였을지도 모른다.
     단번에 소모되는 연료로써의 문제의식은 '최종판결'이다. 그것은 문제해결이라는 방법론으로 나아가게하고 문제의식 자체를 덮어버린 빠르기 만큼이나 더욱 빠르게 즉, 극단적 해결방식을 제시한다. 최종 판결은 '최종 해결책'을 제시한다.
    최종 해결책은 가볍게 문제의식에 도달한 만큼 간단하게 또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대상을 다룬다.
    즉, 하나를 통해 다수를 통제하고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최종 판결은 '최종 해결책'을 불러들인다.
    이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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