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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하다_서평] 국화와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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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경민이 (218.♡.110.45)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2,201회   작성일Date 24-05-07 07:57

    본문

    (고독하다란? '회독하다' 라는 책읽기 모임과 별개로 나 혼자 고독하게 읽고 서평을 남긴 나 홀로 모임.)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참 오묘한 책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한 번 즈음은 소개하고 싶은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흥미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1. 이 책은 미국이 제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본토 타격을 앞둔 상태에서 일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실시한 연구 결과물이라는 것.
    2. 이 책의 저자인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에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점.


    이 책의 내용인 루스 베네딕트의 연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루어졌다. 당시 미국은 일본과 전면전을 치르고 있었는데, 일본인의 행동과 문화는 서구 국가와 달랐다. 미국은 기묘한 적군인 일본을 상대하기 위해 그들의 행동과 사고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여성 학자인 루스 베네딕트에게 일본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요청한다. 그리고 당시 미군을 지휘한 맥아더 사령부는 루스 베네딕트의 권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전략으로 일본과의 전쟁을 수행했다. 그녀의 권고는 일본인이 미군에게 항복할 것이라는 점이다.

    루스 베네딕트는 <국화와 칼>을 집필할 때 일본을 직접 방문하지 않았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이었기 때문에 일본에 가서 연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네딕트는 일본 관련 서적과 번역된 문헌, 일본 영화, 그리고 미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일본 문화를 분석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일본을 직접 경험한 연구자들이 가질 수 있는 주관적인 관점을 피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일본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내용

    일본과 미국의 차이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일본인의 이중적인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국화"는 일본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칼"은 그들의 호전성과 냉혹함을 나타낸다. 베네딕트는 이러한 상반된 특성을 가진 일본인의 성격을 모순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그 원인을 "수치 문화"에서 찾는다.

    베네딕트는 일본 사회를 "수치 문화", 미국 사회를 "죄책감 문화"로 구분한다. 수치 문화는 자신의 행동이 타인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때 수치심을 느끼는 사회를 말하며, 죄책감 문화는 자신의 행동이 내면의 도덕적 기준에 어긋날 때 죄책감을 느끼는 사회를 가리킨다. 일본인은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행동을 중시하며,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반면에 미국인은 자신의 내면적 도덕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베네딕트는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바탕으로 일본인의 모순적인 행동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일본인은 매우 공격적이면서도 동시에 온순할 수 있고, 군국주의적이면서도 탐미적이며, 불손하면서도 예의 바를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전쟁터에서는 항복하지 않지만, 막상 포로가 되면 그 누구보다 잘 협조한다는 것. 이러한 모순적인 행동은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수치 문화의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였다.


    베네딕트가 바라본 일본인

    베네딕트는 7세기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일본의 정치, 종교, 경제 생활 방식을 탐구하면서 일본인의 인생관과 생활 규범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살핀다. 그녀는 일본의 정치 구조와 사회 체제, 가부장적 가족 제도, 종교적 신념 등이 일본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해쳤다. 이러한 맥락에서 베네딕트는 일본인의 행동이 일상생활의 풍습과 예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설명한다.

    베네딕트는 일본인의 모순적인 성격이 미리 정해진 행동 규범이 엄격한 훈육 과정을 통해 구조화됨으로써 형성된다고 보았다.. 일본 사회에서는 개인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정해진 역할과 지위에 따라 규정되며, 이러한 규범은 어린 시절부터 엄격하게 주입된다. 이로 인해 일본인은 겉으로는 온순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이면서도, 때로는 매우 공격적이고 냉혹한 행동을 보이는 등 모순적인 성격이 나타난 것으로 보았다. 

    베네딕트는 성문화와 자아 개념의 측면에서도 미국과 일본을 비교한다. 일본은 성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며, 육체와 정신을 분리하지 않는 성문화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당시 미국은 성적인 쾌락을 도덕적으로 규제하는 성문화를 가지고 있다. 또한, 베네딕트는 일본의 자아 개념이 사회적 역할과 기대에 의해 형성되는 반면, 미국의 자아 개념은 개인의 내면적 도덕 기준에 의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베네딕트는 미국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함으로써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특히, 베네딕트는 일본 문화의 모순적 성격이 사회적 구조와 훈육을 통해 형성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파헤치며, 이를 통해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를 제공했다.



    노잼인데 소개하고 싶은 이유

    이 책이 쓰여질 당시의 미국은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을 상대로 잇따라 승리하면서, 승부의 균형추가 미국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미국은 일본이 언제까지 전쟁을 이어나갈 것인지 알기 위하여 그들의 민족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적인 접근은 그들이 왜 세계 패권을 쥐고 있는지 이해하게 만든다. 특히 루스 베네딕트의 의견을 바탕으로 보수적인 집단인 군대가 정책을 수립했다는 것 또한 흥미로운 이야기다. 

    물론 루스 베네딕트는 미국에게 일본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싶어서 그런지, 일본의 제국주의를 미화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그리고 그녀는 일본이 다른 나라로부터 존경받는 것을 중시하니,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면 그 상황에 맞는 방침을 세울 것이라 예측하였다. 하지만 일본의 재무장의 움직임을 놓면 그녀의 예측은 빗나갔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는 미국처럼 일본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도 했는가? 



    이 서평을 쓴 이유

    일하는 게 따분하고 지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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