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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은유] 나는 선수인가?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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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창훈 (211.♡.4.136)
    댓글 댓글 3건   조회Hit 7,889회   작성일Date 24-11-19 18:37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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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 S. Lowry (1949): The Football Match


    다른 사람을 궁금해 하며 이러니 저러니 참견하면

    "나"는 그 사람이 건너 가는 데 쓰일 뿐이다.


    90분의 축구 경기. 선수는 운동장을 이리저리 넘나 든다.

    관객은 90분 내내 똑같은 자리에서 선수를 바라 보며 선수의 이름을 외친다.


    "왜 거기에 가 있어!", "저 공간 얼른 막아!"

    선수를 향한 감독의 목소리는 관객의 그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하지만 감독도 경기장 구석을 벗어나지 못한다.

    대다수 프로 팀 감독은 주요 선수보다 연봉이 적고, 성적이 나쁘면 팀에서 제일 먼저 제거된다.


    경기장에서 변화를 야기하는, 건너 가는 자는 관객이나 감독이 아니라 선수다.

    열성적인 관객도, 영리한 감독도 경기장에 발을 함부로 들이면 쫓겨 난다.


    "내 인생"에서 "나"를 관객이나 감독으로 삼아 버리면

    나는 평생 다른 사람 건너 가는 모습을 구경만 하거나

    다른 사람 건너 보내는 뒷바라지만 하다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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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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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훈님의 댓글

    이창훈 아이피 (211.♡.4.136) 작성일 Date

    벽돌맨 (2024.10.06): 뒷골목과 콜로세움
    https://nwna.or.kr/bbs/board.php?bo_table=free&wr_id=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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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님의 댓글

    박성진 아이피 (124.♡.47.203) 작성일 Date

    글의 본질에 대한 의견은 공감합니다. 하지만, 축구 감독에 대한 비유는 동의하지 못하겠네요. 현대축구에서 감독의 역할은 단순한 외부적 개입으로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감독의 지도력, 리더십, 전략적 통찰, 훈련 방법, 철학은 팀 고유성 자체를 변화시키니까요. 뿐만 아니라 경기장 내에서의 감독의 큰 아우성은 단순히 '나'라는 주체를 벗어난 '타인의 참견'이 아닌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요인이 됩니다. 선수들의 동기는 때때로 경기장 밖의 요인에 크게 의존하게 됩니다. (관중의 응원마저도 같은 맥락입니다. 홈/어웨이의 중요성이 여기서 나오니까요)

    이를 어머니의 잔소리에 비유하더라도, 그 잔소리는 단순한 참견을 넘어 사랑, 애정, 혹은 우려에서 비롯된 복합적인 감정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참견'이라는 개념 자체는 그것이 이루어지는 주체와 대상 간의 관계가 얼마나 긴밀하거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에 따라 그 의미와 본질이 달라진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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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훈님의 댓글의 댓글

    이창훈 아이피 (211.♡.4.136) 작성일 Date

    의견 감사합니다.
    김태유 교수님의 인생 2모작 관점에서
    젊은 시절 한 번의 전성기만 누리는 선수보다도
    감독으로 두 번째 전성기까지 누리는 선수가 더 멋지다고 느낍니다.

    관객 또한 분업 및 교환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축구선수가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건
    관객 중에 식품, 의복, 건설... 등에 집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