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것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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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라.”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그 말에 감화된 많은 이들이 ‘세상에 없는 것’을 탄생시키겠다며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에 없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 당연한 일이다. 그것은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겠다는 결심은 곧잘 길을 잃고 ‘있는 것을 부정하는 일’로 변질된다.
사람들의 말에 사사건건 부정을 보태며, 네가 틀렸다고 딴지를 거는 식이다.
특히 자신이 인정했던 권위자를 부정할 때, 그들은 자신이 누구보다 창조적인 길을 잘 건너가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한다.
진정 부정하고 싶다면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라”는 그 명령부터 부정해야 하건만,
정작 그 말은 빛처럼 가슴에 새긴 채 그 외의 모든 존재만을 부정해댄다.
그러나 세상에 있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없는 것을 만드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없다고 우기는 ‘생떼’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파르메니데스처럼 세상에 없는 것은 사유조차 불가능한 영역일까?
혹은 플라톤처럼 비존재로밖에 정의할 수 없는 것일까?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든다는 것은 있는 것을 밀어내는 일이 아니라, 없는 것을 드러나게 하는 일이어야 한다.
부정을 통해 기존의 것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던 것을 비로소 존재하게 만드는 것.
그것만이 ‘세상에 없는 것’을 창조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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