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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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사는 고양이를 길냥이라고 한다.
집에서 사는 고양이를 집냥이라고 한다.
인간의 자아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 3년이듯,
고양이의 자아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3개월이다.
날때부터 집냥이인 경우와
1개월 된 길냥이가 집냥이가 된 경우,
2개월 된 길냥이가 집냥이가 된 경우,
3개월 된 길냥이가 집냥이가 된 경우에 따라 성격이 다르게 형성된다.
(편의를 위해 A, B, C, D 라고 부르도록 하자.)
모두 집에서는 순둥순둥 천사같은 개체들이다. 그러나 환경이 바뀌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양이에게 가장 극적인 사건은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일이다.
이 때 각 고양이의 반응은 엇갈린다.
A는 순하게 진찰을 받는 반면, D는 매섭게 반항한다.
D는 버티고 저항할 뿐 아니라 인간을 공격하려고 하거나 위협을 하기도 한다.
B와 C는 그 사이 어디엔가 있다.
이 거침없는 호전성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에서 온다. 길냥이인 어미에게 배우기도 하고, 직접 습득하기도 한다.
D는 저항한다. 말을 듣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이 분명하다. 욕구가 뚜렷하다.
독립된 개체로서의 특성이 뚜렷하게 존재한다.
지금 우리는 길냥이인가, 집냥이인가?
우리는 생과 사에 제대로 서 있는가?
생과 사에 서지 못하게 막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Leen, N. (1940). A kitten emerges from a pot of milk after falling into it [Photograph]. The LIFE Pictur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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